병원을 갔다..하진이의 눈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검사를 해야 한다고 재워야 된단다..그러나 너무도 멀쩡한 아이를 어찌 재울 수가 있을까..결국엔 주사실에 가서 수면제를 먹여야 했다..
한동안 하진인 술을 마신 사람처럼 헤롱대며 오버하며 한참을 안 자며 애를 먹였다..
50분후에 잠이 들고 검사는 시작되었다..
의사선생님들은 하진이의 눈을 뒤집어 보며 무슨 암호를 나누는 것처럼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리더니 이제는 안경은 씌어줘야 한단다....
하진이의 눈에 들어간 인공수정체는 원시용이기 때문에 가까운 것이 안보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가까운 것도 보일 수 있는 안경을 써야 한단다..
각오는 했지만..안경을 써야한다니깐 착잡했다..
뚱띠는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 왔다..아마도 뚱띠는 말은 안해서 그렇지 나보다도 더 고민이 많을게다...
안경점에 가서 어른보다도 더 비싼 특수한 안경을 맞추고 돌아오는데 하진인 수면제에 취해서 계속 잠을 잔다..
집에 와서도 계속 잠을 자고 그러다가 찡찡대고..
어른도 힘들텐데..그 먼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검사받는 하진이가 얼마나 힘들까 싶다..
수면제 부작용인지..밤에는 또 열이 나기 시작한다..
뚱띠도 없는데..혼자서 속으로 울면서 아이옆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앞으로 난 이런 고통을 얼마나 감수해야 하는지...
덕분에 훨씬 커진 느낌이다..난 결혼전엔 정말 철없기만한 말썽꾸러기 딸이기만 했는데..내가 자식을 낳고보니 그 모든 책임이 다 나에게 떠맡겨지니 힘들기도 하다..
오늘도 하진인 여전히 찡찡대고 아프다..주말인데..강아지 두 마리와 있는 나와 아픈 하진이의 처지가 불쌍하기도 하다..
아...하늘이 참 맑고 푸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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