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아닌 셋이 모여 만들어가는 진진진의 이야기

넘치지도 얺고 모자람도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파란만장 단추's 일대기/일상 250

<2003.3.14> 안과 가는 날 [43개월 + 10일]

하진인 6개월마다 서울대학병원의 소아안과를 가야한다... 수술 받고 눈 상태는 어떤지...시력은 어떤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저리쳐지는 검사를 받은 기억때문인지..하진인 병원 가는걸 두려워 한다... 동네 소아과를 가도 하진인 무지 싫어하며 병원 문앞만 가도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다..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어린이병원 앞을 내리는 순간...울고 불고 난리다..가기 싫어이...그러면서... 발버둥 치는 아이를 겨우겨우 안고서 도착.... 오늘도 눈검사를 한다.... 의사 선생님께선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단다..사시기운도 점점 좋아지는거 같고... 그런 소리를 들을때마다 난 졸였던 기분이 점차 나아진다.... 하진이를 안고 의자에 오를땐 시험대에 앉은 기분인데 나아진다는 소리를 들으니 한결 기분이 ..

<2003.3.11> 머리깎은 날 [43개월 + 7일]

요즘은 제법 머리를 깎으러 가면 가만이 잘 있는다.. 몇개월부터던가...하진인 갑자기 미장원에서 무지 얌전하게 잘 있게 되었다... 그 전엔?? 미용사 몇명이 달려들어도 감당을 못하는 괴성을 지르는 야생원숭이였다... 그래서 아예..난 한번 가면 마음 굳게 먹고 가야 되기 때문에 "짧게 깎아주세요"라고 했었다.. 그러나 많이 컸다고 이젠 제법 의젓하다... 갑자기 난 의젓해진 하진이 머리 깎는 모습을 보며 군대가기전 청년이 된 하진이의 모습이 겹쳐져서 보였다.. 비니 2003/03/13 하진이가 쑥쓰럼을 타는건가? 미용사들이 다 누나들이자너...ㅋㅋ 지헌맘 2003/03/14 에이~ 다 자르고 난 모습도 보여주지.. 울매나 잘 생겨졌나 보구 잡은데.. 하진이야 원래 실~하게 생겼지만..^^ EUN.K 2..

<2003.3.2> 할머니,할아버지네 갔어요. [42개월 + 28일]

오랜만에 인천에 갔다.. 하진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는 동네는 인천의 가좌동.. 차에서 잠이 들었던 하진인 집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기 전에 인사연습하고..떼쓰지 않기 약속을 철저히 하고 내렸다.. 손주의 얼굴을 보니 반가와 하는 기색이 역력한 두 내외분... 하진이도 불만 뿜는 엄마,아빠하고만 있다가 뭘 해도 허허허 웃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니 기분이 좋았나 보다... 연립 뒷편에 있는 텃밭에 가서 할아버지 밭 일구는 거 같이 도와드리고...딸기 준다고 했더니 밥도 한그릇 뚝딱 먹고..밖에 나가서 동네 아이들과 자전거도 타고 신나게 하루를 보냈다.. 그동안 엄마와 아빠는 할머니 따라서 홈플러스 구경을 다녀왔다... 다녀와서 보니 하진이 손에 들린 비닐봉지... 그 안을 살펴보니 젤리, 고래밥, 오..

<2003.3.1> 아빠와 함께한 휴일 [42개월 + 27일]

엄마는 시추동호회 모임이 있어서 난리버거지 소년 단추 하진군은 아빠에게 내 맡겨져서 같이 휴일을 같이 했다.... 엄마가 놀고 있었던 빼로 애견까페로 아빠 다리에 매달려 들어와서는 강아지들도 만져보고 이모들에게 얻은 초코과자를 먹으며 아빠와 함께 한 시간이 재미있었던지 나름대로 외계어로 조잘조잘 댔다.. 내가 하진일 데리고 있을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아빠와만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던 하진이에게 즐거운 시간이었으리라....

<2003.2.24> 수지 [42개월 + 22일]

수지로 이사온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하진과 난 처음엔 분당 기생주민이 되서는 병원이며, 장 보러 가는거, 미장원등등.... 분당으로만 다녔다.. (분당이 모든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기도 했고, 왠지 수지보다는 분당이 더 낫다라는 허세속에 살았다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수지 살면서 동네 구석구석을 쑤시고 다니다보니 굳이 분당까지 안 나가도 되었다..(하긴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인데..) 그때부턴 난 왠만하면 수지에서 해결하고 산다.. 티비에서 교통지옥이니 난개발이니 뭐니 하고 떠들어대는 수지..(아직은 정말 교통지옥이다..) 수지 중심가로 나가면 분당과는 또 다른 어수선함과 동시에 평범함 속의 소박한 분위기의 상점들이 즐비하다... 군데군데 군것질거리 할수 있는 ..

<2003.2.18> 민진이 누나 [42개월 + 16일]

오랜만에 민진이가 놀러왔다.. 민진이는 엄마, 삼촌, 이모와 살고 가끔 외할머니가 놀러오는 그런 아이다.. 의외로 참 밝은 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엄마에게 많이 혼나는지 놀때 보면 좀 과격하기도 하고 하진일 혼내는 투로 말하고, 사람이 지칠 정도로 스토커마냥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는 통에 어른들이 보면 그다지 정감이 가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여기 12층에선 왕따다..음 나와 동질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얼마나 영악한지..옆에서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한마디로 자기 손해 보는 그런 행동은 안 한다고나 할까?? 암튼 오랜만에 만난 민진이는 너무나 좋아라 하며 우리집에 왔다.. 몰라보게 자란 늘이를 보고는 '쭈야야..' 하며 반긴다... 하진이도 오랜만에 보는 누나가 좋았는지 민진이 누냐...하며 졸졸..

<2003.2.15> 정월대보름 [42개월 + 13일]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어제 삼.풍.동.아파트 장에 가서 오곡재료 산걸로 아침에 밥을 짓고, 하진과 땅콩을 입으로 깨물었다..(하진인 맛이 없다고 금방 뱉어 버렸다..) 그리고는 맛있는(?) 아침밥을 느즈막히 먹고.. 집에서 딩가딩가 구르다가 오후에 경복궁 옆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갔다... 토요일이라 가족들이 무지 많았다.... 사물놀이로 흥겨운 장단이 울려퍼지고 옆에선 탈도 만들고(5000원), 징,북,소고,장구도 쳐볼수 있게 잔디밭에 주욱 깔아놨다... 우리는 우선 소지올리기를 했다. 올 한해 소원을 비는 글을 하얀 종이에 쓰고 새끼줄에 끼우면 되는거다... 다 끼우고 나서 사람들과 우루루 줄을 잡고 달집으로 갔다...달집 주위에 소지끼운 줄을 둘러매는거다.... 진인 밖에서 솜사탕을 사가지고 왔는..

<2003.2.14> 오후엔...

14일 일기만 3개 올리네.. 사진 정리하다가 그냥 올려본다... 어제 오후엔 우체국 갔다가 쭈야늘이 껌 사러 동물병원 들렀다가 오곡밥 재료 산다고 동네 장에도 기웃거리고.... 나름대로 우리 모자는 오후를 바쁘게 보냈다..ㅋㅋㅋ... 지헌맘 2003/02/17 아이고~ 하진이 욕심도 많은기라.. 저 손에 가득 든 사탕 좀 봐라.. 하진아..동생 지헌이도 하나 주랑~~ Danchu Mom 2003/02/18 하하..우리 동네 동물병원엔 하진인 저 맛에 간다...지헌아..단추엉아꺼좀 뺏어가주라..좀...

<2003.2.14> 나는 세수가 싫어요...[42개월 + 12일]

우리 하진인 참 씻는걸 싫어한다.. 저번에 목욕 하는걸 싫어한다고 했었는데...점점 더 나아지는게 아니라 이젠 세수하는것도 무지 싫어한다... 세수만 하려고 하면 그 단추구멍 같은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펑펑 흐른다... 세.수.싫.어..하며 울부짖기까지 하는 하진... 눈뜨고 닦으면 당연히 물이 들어가니 눈이 따갑지.. 절대로 눈도 안 감고 세수를 하려고 한다... 눈 감아야지 하고 말해도 절대로 눈도 안 감고 세수는 싫다고 외치는 하진... 청개구리 띠인지..엄마말은 죽어라하고 안 듣는다.... 아....정말 힘들다... 이런 줄다리기..나이가 드니 이젠 점점 힘에 부치기 까지.. 언제쯤 즐겁게 세수를 할까?? 분홍 2003/02/15 나두 싫어하는뎅... 그래서 울아들도 잘 안씻긴다....우~아~ ..

<2003.2.14> 발렌타인데이 [42개월 + 12일]

2월14일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을 주는 날이란다... 뚱띠..지방출장중... 결국 냉동실에 있는 5개짜리 미니쉘은 하진이 입으로 쏙 들어갔다... 녀석은 과자나 사탕, 기타 간식거리는 잘 찾아내는 신기에 가까운 감각을 지녔다... 일부러 안 보이게 냉동실에 넣어 뒀는데.... 키가 안 닿는 하진인 지붕차를 끌고와서 그 지붕차 꼭대기에 올라가 냉동실을 열어서 꺼낸거다...(그것도 내가 빨래 너는 사이에...) 그 위험천만인 서커스 곡예와도 같은 행동을 했던 하진.... 다행이 안 떨어졌으니 망정이지... 녀석은 초콜렛 하나에 그렇게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아무래도 보험을 더 들어야 할듯...)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두개 줬다...난 하진이가 또 먹을까봐 3개나 먹고..ㅠㅠ... (내가 살 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