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아닌 셋이 모여 만들어가는 진진진의 이야기

넘치지도 얺고 모자람도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파란만장 단추's 일대기/일상

<2003.2.4~2.5> 단추의 그동안의 행적..

Jinjin family 2022. 4. 17. 00:11

난 구정 지나고 그로기 상태에 빠져서 집안에서 방바닥을 몸으로 닦으며 허우적 대고 있었다..그러나..나의 기분과는 반대로 너무도 활기찬 울보왕자 에너자이저 백만돌이 하진군....
그 녀석을 보니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났다..
옷을 차려입고..(하진인 오랜만의 엄마와의 외출이 신나는지 옷을 갈아 입히는 내내 자꾸만 물어본다.."엄마!! 어디가?? 친구 만나러가??") 수지동네로 나섰다..
우선 은행에 가서 못낸 공과금도 내고.. (음 정말 몇천원의 연체료도 이젠 너무나 아깝다..) 기분전환겸 낙지수제비집에 가서 단 둘이 조촐이 수제비 먹고...
쌀쌀하지만..그 쌀쌀한 바람 맞아가며 걷기도 제법 괜찮아서 느티나무 도서관까지 걸어갔다....
시간이 6시까지인줄 알았는데...5시까지라길래 눈치보며 (자원봉사자 아주머니 퇴근해야 되는데 5시에 온 나 땜에 퇴근도 못하고..그러고 있었다..) 회원카드 작성하고..회원증도 만들었다....
그리고 이왕 늦은김에 자기도 늦게 간다고 나보고 책도 대출 받으란다...
마음이 급해서 눈에 보이는 책 대충 6권을 집어 들고 나왔다...
하진인 헤졌지만 많은 책을 보니 신나나 보다....
"집에 가서 읽어줘!!!"라고 신신당부 하는 녀석....
하긴 생각해보니 구정동안 구정지나고서도 책을 안 읽어준거 같다...
혼자서 책 들고 그냥 이야기 지어내며 조잘거렸던 하진..
그게 못내 자기는 한이 맺히는지..버스 타러 가는 내내 확인을 한다....
(에구 미안시러워라...)
집에 와서 밥 먹고...가져온 4권의 책들을 하진과 몇번이나 읽었다....
영문책으로는 에릭칼의 Draw me a star, 도날드 크루의 Schollbus,
우리말책으로는 내친구 커트니, 엄마는 언제나 네친구야 이 책이었다...
특히나 "엄마는 언제나 네친구야"라는 책은 마지막 부분의 몇줄이 나에게 감동을 주었다...(난 하진이 동화책 보며 감동을 잘한다...)
하진인 어떤 기분으로 봤을진 모르겠지만 이 동화책을 읽으니 그동안 엄마였던 내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책이었다....(내 기분대로 그냥 행해는 모든 행동들..하진인 염두에 두지 않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들..)
-엄마 여우가 어둠속에서 다정하게 속삭였어요.."아가야...이거 아니??
엄만 언제까지나 네친구야"-
친구같은 엄마...그래...하진이에게 권위적인 엄마보다는 아이는 그걸 더 바라는지도 모른다....
잠든 하진이의 모습을 보며...더욱 힘내는 엄마가 되자....없어도 마음만으로는 풍족함을 느끼게 해주는 엄마가 되자고 난 다짐을 했다...

그 다음날....
아는 언니들을 만나기로 했다...
분당으로 나오란다....
전에 우리집에 놀러왔던 자산관리 플래너 직업을 가진 언니와 또 다른 언니....
아웃백 스테이크에서 만났다....
점심메뉴에 드라마카드가 있으니 계속 리필되는 커피와 오렌지에이드에 엄청난 양의 볶음밥까지...8000원에 해결을 했다...
(뚱띠에게 언니들 만나서 "8000원짜리 식사 했어" 그랬더니 2000원짜리 라면을 먹는 자기를 생각해봤냐며...울부 짖는다..참내...자기는 회식때 맛난거 많이 먹으면서...으휴...부인과 아들이 어쩌다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먹은걸 갖고 말야말야....)
수다라도 떨으니 기분도 한결 나아진다...
하진인 놀이방이 있고 친구들도 뛰어다니니 밥도 안 먹고 무슨 기운으로 마구 뛰어다니는지..암튼 언니들과 얘기하는 동안 5숟갈 먹고는 땡이었다...
언니들은 볼일이 있어서 가야 된다고하고 또 덩그러니 우리만 남았다....
시간은 3시...우리은행이 보이길래 통장정리도 하고..(비록 잔액이 얼마 없지만 난 항상 통장정리를 한다...) 삼송플라쟈 플레이타임 가서 드라마 카드로 공짜로 2시간을 놀았다...
다행히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서 혼자 놀지 않고 친구랑 열심히 뛰어 다녔다....
목이 마르다고 하며 음료수를 사달라는데 왠일로 친구것도 사줘야 된단다..
그 친구는 엄마가 볼일을 보러 어디 갔는지 엄마는 안 보였다...
그러나...또 나같은 엄마들은 아이의 등쌀에 그런 음료수를 사주긴 하지만(난 적당히 나쁜것도 맛봐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그래야 오염된 사회에서 살아나갈수 있을테니..백혈병병동의 무균실에서만 키울수는 없으니 말이다..)싫어하는 엄마들은 무지 싫어하던데...그래서 하진일 적당히 달래서 서로 나눠먹게 했다..
혼자서 먹을 양....둘이서 나눠 먹으면 금방 줄어들테니...
한참을 놀다가 친구가 엄마따라서 나가니...그제서야 자기도 간단다..
그러나..전보다는 요즘 부쩍 또래친구며 같이 있던 사람과 헤어지는 시간을 무지 슬퍼한다..
친구가 나가자..."친구는??" 하며 울기시작...자기도 따라간다며 자기가 먼저 나갔다....그러나 나오니 어디에도 없는 친구..
친구가 버스타고 갔나보다 하며 꼬셔서 버스정류장에 갔지만 하진이 눈엔 안보이는 친구....
엉엉 우는 하진일 겨우 버스에 태워서 진정시키며 집에 왔다..(울다가 덜컹 거리니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니 또래 아이들을 많이 접하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유치원을 못 보내는데..저렇게 사람들을 좋아하고 친구들을 그리워 하니..
무슨 방법으로든 하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할것 같다...
구정이 지나고...갑자기 변화된 내 생활에서 부족했던 내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내 역할에 충실히 하기로 했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일을 하게 되서 하진이와 좀 멀어지게 되더라도 친밀감을 계속 유지할수 있게 말이다....    

 

비니      2003/02/06   
하진아빠는 이천원짜리 라면먹는데?ㅎㅎㅎ 그걸 믿으믄 순진한거지?
글구...단추맘아...나중에 무슨일 하려구? 난 그게 젤 궁금한데?
Danchu Mom 2003/02/06   
윽...언니..아직 생각은 안 해봤구요...적성을 살릴 일을 해야 하는건지..아님 다른 일을 해야 되는건지...아무래도 집안에서 놀고 살 팔자가 못 되서요...
종현맘      2003/02/07   
아웃백스테이크... 나도 아직 못 가봤엉~
8천원짜리 볶음밥 먹고싶다. 나도....^^
언니랑 가까이 살면, 자주 얼굴 볼텐데... 아쉽당~
나도 요즘 방바닥만 긁고 있쟎여~ 흐~
Danchu Mom   2003/02/07   
그니?? 왠일?? 빨빨거리고 잘 다니는 정희가 왠일??
그니까 다시 분당으로 컴백하렴..음 너에게 너무 모진 말이지??
쭈녕맘      2003/02/07   
4일날 수지를 다녀왔다고라? 아까븐거..하진이 만났음 울 쭈녕이도 잼있었을텐데..
여기에 느티나무도서관있어요? 전 여기살면서두 몰랐네요...단추네와서 이것저것배워요^^
지우맘      2003/02/08   
단추야~ 낙지수제비 맛있다던데...언제 함 같이 먹어볼까나
느티나무도서관 어때~~ 나두 회원가입이나 함 해볼까나....
Danchu Mom  2003/02/08   
/쭈녕맘/ 냐하하..저 2지구 자주 나가요..분당의 기생주민이다가 수지를 통 모르게 되는거 같아서 수지중심가로 나가서 하나둘씩 뚫어보고 있답니다..
수지도 은근히 매력적인 동네더라구요....언제 함 뵈요...
/영숙/ 영숙아..일욜도 한단다...1시~5시까지...책은 그다지 않지는 않은데 그 분위기땜에 좋아서..작고 아담하고 때론 산만하지만..그래도 도서관이라 우리집보다도 책이 많아서 난 자주 가려고 해..너도 회원가입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