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휴가까지 받아 놓았는데..아무 기미도 안보인다.
남들은 배가 아프네 뭐네 하지만 난 너무도 건강한 탓인지..출산을 앞둔 임산부같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기만 했는데 가족들과 헤어지고 분만실로 들어 갈 때는 왜이리 떨리던지..
유도분만주사를 맞고 난 침대에 누웠다..옆에서 간간히 들리는 비명소리..난 처음엔 그 소리들을 들으며 난 결코 저렇게 소리 지르지 말아야지...하며 내 손가락으로 두꺼운 허벅지를 콕콕 찌르며 참고 참았다. 그러나..점점 배는 아파오고,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나도 밀림의 동물마냥 꺄아악 꺄아악 소리를 지르며 난리 버거지를 쳤다.
그러나 의사는 너무도 담담하게 "아직 자궁문이 안 열렸어요.." 그러기만 한다. 아이날 때의 아픔이란 어떤 걸까하고 무척 궁금해 했는데 그 아픔을 겪으니 다시는 애 낳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단추는 이런 엄마의 모습이 보기 싫었던지 자기 혼자서 탯줄을 칭칭 감고 시위 중이었단다.
"긴급사태..." 그래서 난 29시간만에 그 고생을 하며 누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로 단추를 만났다. 몸무게 3.34kg......
차병원의 전설이 된 채 그렇게 고생고생했건만 정말 허탈했다...
단추는 힘들게 세상을 나와서 인지 중환자실에 입원을 해야 한단다. 그래서 단추는 또 가족과 이별을 하고 중환자실의 답답한 인큐베이터 안으로 들어 갔다.
하루에 한번...뿐이 안되는 면회를 가면 왜 이리 눈물이 앞을 가리는지. 단추보다도 더한 아이들도 많건만...그러나 내 눈엔 단추의 고통만 보일뿐이었다.
너무도 튼튼한 탓에 다른 제왕절개 산모들보다도 일찍 퇴원한 나.....
쓸쓸한 집에 와서는 아이 없이 편안한(?) 산후조리를 했다.
3층이라 무진장 더운 우리집...반팔도 못입고, 양말 꼭꼭 신어가며 땀 뻘뻘 흘리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더 땀이 비오듯이 쏟아진다.
그렇게 힘들게 더위와 맞서 싸우며 산후 조리 하는 동안 단추는 우리에게 왔다. 경과가 좋아져서 퇴원을 해도 된단다. 단추가 오니 더 힘들어 졌지만 그래도 우리집은 웃음꽃이 활짝...잠도 제대로 못자고, 젖을 먹이며 아무 반응없는 아이를 봐도 왜 그렇게 웃음이 실실 나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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