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동안 너저분하게 있었던 하진이 방의 장난감들을 정리하기로 했다..꾸러기 정리함을 구입하게 되서 겸사겸사 지저분한 것들을 다 처분하기로 결심한것이다..
단&쭈야는 쉬야가리기 연습 겸 , 또 이 난잡한 전쟁터 같은 곳을 더 난잡하게 할까봐 안방 문 앞에 묶어 두고 작업을 했다..
역시나 하진인 엄마를 도와 주는건지 방해를 하는건지 자기가 정리한다고 하고선 교재를 주욱 꺼내놓고 자기만의 공간으로 가져가서는 좌악 펼쳐 놓는다...
평소엔 관심도 없던 아기나라 교재의 비츠카드도 오늘따라 또 잘도 찾아와서는 내가 진땀 흘려서 정리한 것을 바닥에 좌르르르 쏟아 놓는다...
한참을 하진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방안을 돌아보니 나아진건 하나도 없었다...도대체 몇시간동안 뭘 한건지..
힘은 힘대로 빠지고 눈에 보이는건 하나도 없고...
정말 허무하다....벽에 하진이 시계를 걸어논 것만 눈에 띌 뿐이다...
난 속에서 불이 나는데 하진인 어지른 것에 만족인지 뭐가 좋은지 연신 히죽히죽 웃어댄다...심지어는 룰루랄라 외계인 언어로 노래까지..
이젠 혼낼 기운도 없어서 "하진아아...."이 말만 할뿐 난 그저 힘 빠져 있었는데 기운이 펄펄 넘치는 하진인 또 안방에 가서는 치약을 주욱 짜서는 전화기에도 바르고 카셋트에도 바르고 옷장에도 바르고...멀쩡하게 잘 있는 단&쭈야에게도 치약 마사지를 하는거다...
난 너무 기가 막혀서 도대체 단추녀석이 뭘 할려고 저러나 하면서 지켜 보았는데 다 바르고 나서는 걸레를 들고 그 위를 닦는다..
엄마 흉내를 낸거 같은데 치약은...좀....
덕분에 방은 너저분한 흉가 그 자체이고, 치약으로 덕지덕지 단장을 한 우리집을 보니..휴 한숨만 나왔다..
하진인 지쳤는지 그냥 대자로 뻗었다..
아휴 ..정말 어지르는데는 천재인 우리 아들....
난 언제쯤 고상하게 우아한 모습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건지...
내가 너무 큰 욕심을 부리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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