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장농들은 구석이 조금씩 뜯겨져 있다..
손잡이건, 모서리건..그리고 심지어는 문짝들도 성한 것들이 별로 없다..
이사와서 칠, 도배까지 다하고 새 집처럼 살고 싶은 맘에 두달 살았건만 단이가 우리집에 오면서 우리집 구석구석 녀석의 손길을 거쳐간 곳은 신기하게도 폐허비스무리하게 변한다..(무서운 녀석...)
심지어는 물건까지도 넘보는 단이...
연필은 기본으로 우두둑 씹어먹고..하진이의 크레용도 자기 껌인줄 아는지..우두둑 씹어먹고..(회색 크레용을 먹었는지 똥색이 정말 회색이었다..)전화선까지 넘보며 씹어대서 요새는 전화가 지지직 거린다...
내가 껌도 많이 사다 바치는 데 단이는 뭔가 새로운게 씹고 싶은지 노상 우리집의 새로운 거리를 찾아서 하이에나마냥 어슬렁 거리며 씹어댄다...
단쭈야 삔을 만들어 준다고 바느질 통을 꺼내 놓았다가 내가 잠시 한 눈을 판사이에(겨울 연가 보며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을때) 바늘을 입에 넣고 우두둑 우두둑 먹고 있는게 아닌가..자기가 칠공주파도 아닌 주제에 감히 겁없이 바늘을 씹어 먹다니..다행히 찔리지는 않았는지 내가 재제할때가지 녀석은 질겅질겅 바늘을 씹어 먹고 있었다..
이렇게 되다보니 정말 녀석을 쫓아다니며 감시하기에 이르렀다..전선이란 전선은 모조리 씹어대고, 가구란 가구는 모서리를 이빨로 긁어놓고..(봉숭아 학당에 나오는 이로 무 가는 남자랑 한판 붙어도 될거다..)인형도 질겅질겅 빵꾸내놓고..
갑자기 우리집 살림들은 허름해졌다..
살림들을 보고 있으면 허탈해 지는 이 느낌은 뭔지...
혼낸다고 혼내지만 녀석은 나의 눈을 피해서 여전히 씹어대고 있다...날 씹고 싶은 겐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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