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 갈 일이 있어서 하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갔다.
캐리어에 매고 갈까 하다가 편한 유모차를 선택했는데, 아뿔사 이게 실수였다.
이녀석은 글쎄 그 길거리 한복판에서 '으앙' 하고 우는거다.
난 두 블럭이나 떨어져 있는 우체국을 가야 했기에 걍 무시하고 걸었다.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들...
'엄마'라는 사람이 애를 울리면서 가니 그 시선이 곱지 않았음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거다.
어떤 할머니는 " 에구 쯧쯔...엄마 맞누? " 하며 내 얼굴에 대고 그러신다.
어쩔수 없이 난 한 손으로 번쩍 하진이를 안았다.
한 손은 유모차를 끌고...
정말 장난 아니게 아픈거다.
하진인 울음 끝....방글방글 웃기까지 한다.
으...엄마는 스타일 망가져서 고생하고 있는데, 이 녀석은 도대체??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하며 겨우 우체국까지 갔다.
하진인 여전히 신나서 소리까지 지른다.
아!!! 정말 난 팔 빠지는 줄 알았다.
순간 괴력의 힘이 나오는 나도 놀랍지만 그 후엔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팔, 다리 안 쑤시는 곳이 없었다.)
딴 애들은 유모차를 신나하면서 타던데....왜 이녀석은....
정말 난 얘 걷기까지 계속 이렇게 업고 다녀야만 하는지...자기 얘기 하는지 알았는지 내 깜장 츄리닝 바지를 빨면서 울고 불고 한다.
에구..또 전쟁을 치르러 가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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