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아닌 셋이 모여 만들어가는 진진진의 이야기

넘치지도 얺고 모자람도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파란만장 단추's 일대기/일상

<2003.2.15> 정월대보름 [42개월 + 13일]

Jinjin family 2022. 4. 23. 16:09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어제 삼.풍.동.아파트 장에 가서 오곡재료 산걸로 아침에 밥을 짓고, 하진과 땅콩을 입으로 깨물었다..(하진인 맛이 없다고 금방 뱉어 버렸다..)
그리고는 맛있는(?) 아침밥을 느즈막히 먹고..

집에서 딩가딩가 구르다가 오후에 경복궁 옆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갔다...

토요일이라 가족들이 무지 많았다....
사물놀이로 흥겨운 장단이 울려퍼지고 옆에선 탈도 만들고(5000원), 징,북,소고,장구도 쳐볼수 있게 잔디밭에 주욱 깔아놨다...
우리는 우선 소지올리기를 했다.
올 한해 소원을 비는 글을 하얀 종이에 쓰고 새끼줄에 끼우면 되는거다...

다 끼우고 나서 사람들과 우루루 줄을 잡고 달집으로 갔다...달집 주위에 소지끼운 줄을 둘러매는거다....

진인 밖에서 솜사탕을 사가지고 왔는데 (꼭 이런 날은 그런 아저씨들 발빠르게 움직여서 나같은 엄마들을 힘들게 한다...)..뭐 그거 먹느라 바쁜 눈치다..엄마가 소지를 올리던 달집에 두르던 뭐..별....
다 하고나서는 대보름 음식을 준다기에 줄을 섰다..떡에 보쌈이 먹음직스러워 보여 줄을 섰건만..내 앞의 4사람 남겨놓고..."음식 다 떨어졌어요.." 라는 그 허무한 한마디...
진작에 와서 먹을거 부터 챙겨 먹을걸...(내년에 오면 이젠 먹을거부터 든든히 챙겨먹고 행사에 참여하련다...)
그리곤 우리는 입맛만 다시며 악기를 두드리고..굴렁쇠, 팽이등..전통놀이들을 해볼수 있었다...하진인 의외로 재미있어하며 한참을 놀았다...그러나, 팽이돌리기와 굴렁쇠 돌리기는 맘같이 되질 않아서 그저 그랬나 보다..

날은 점점 어두워 지고 낮엔 따뜻했는데 점점 추워진다..
하진인 춥다고 울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울지 않고 보채지도 않는다....(그러나, 발 시렵지 않게 부츠를 신겨가지고 올걸 그랬나 보다..)
사실 나도 이런 곳에 와서 정월 대보름 행사에 참여한다는건 처음이라 추운지도 모르고 하진이만큼이나 신나게 놀았다..
촛불기원행사가 있다기에 부스에 가서 초를 받으려는데...사람들은 또 왜이리 난장판인지..
줄을 서면 될것을 뒤에서 밀치고 새치기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어리버리 나..자꾸 사람들에게 밀리며 왜 저렇게 난리람 하며 느긋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초가 무한정이 아니라는걸 사람들은 다 안건지...(난 또 왜 그걸 몰랐는지..)
또 앞에서 그런다...
"초가 다 떨어졌어요~~~~"
음식 받을때까지만해도 별 화는 안 났는데..갑자기 짜증이 났다..
준비하려면 많은 사람들 올것에 대비해서 많이 넉넉하게 준비좀 하지...공짜도 아니라 모금함에 돈을 넣어야 주면서....
하진인 초를 못 받는다고 하니 또 운다...
이럴줄 알았음 집에 널린 양초와 종이컵 갖고 올걸 그랬다는 후회도 하며....
겨우 달래서 달집태우는거 보려고 앞 자리에 죽 치고 서 있었다..
하진인 졸린가 보다....
계속 꾸벅꾸벅 조는 폼이...
그러나 날도 점점 추워지고...배도 고플텐데...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달집을 태우는걸 보러 왔는데..이대로 물러설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하진이를 목마를 태워서 방방 뛰었다..(지금도 어깨가 쑤신다..ㅠㅠ)
무섭다고 "무서워" 하면서 더 즐거워하는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구름에 가려서 달은 보이질 않고...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식이 진행되려나 보다...
달집태우기 행사를 기다리는데..확성기로 뭐라 한다..
자세히 들어보니 여분의 초가 도착했다고..실망한 하진일 기쁘게 해주려고 목마를 태운 하진일 위에 두고 난 막 달렸다..(또 어디서 그런 초인의 힘이 발휘된건지..)
겨우 초를 받아들고 옆에 사람에게 불을 빌려서 준비하고 있었다...
굿이 끝나고 드디어 달집태우기....

불똥이 여기저기 튀어서 사고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난 점점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러나 그 높은 달집을 태우는 장관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너무 멋있었다...
하진인 소방차 아저씨들이 불 꺼주러 왔다고 좋아라 하고..(하진인 소방차를 참 좋아한다..)
달집을 태우는걸 보며 우리가족 건강하게 해주시고, 돈도 많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다...
오늘 해본 것 중에서 이 달집태우기가 꽤 인상적이었는지..집에 와서 육영회에서 나온 전래놀이 책을 꺼내더니 달집 태우는 그림을 찾아내서는 자기도 그거 봤다고 흥분하며 침을 튀기며 말한다...
비록 아빠가 없이 우리 둘이서 함께한 대보름이었지만 새로운 많은 경험보다는 둘이 그 자리에서 좋은 느낌으로 함께 할수 있었다는거...난 그게 더 좋았다..그래서 내가 하진과 나들이를 즐기는 이유중의 하나일거다...

 

여니      2003/02/18   
와.언니 너무너무 멋찌다..달집태우기 ㅎㅎ
지방엔 거의 산을 태우듯이 하더라구 ㅎㅎㅎ
내년엔 꼭 대보름날 참여해야지 뒷북치치 말구 ㅎㅎ
하진이가 무슨 소원 빌었을까?
Danchu Mom  2003/02/18   
음 아마도 사탕이나 딸기, 쪼콜렛 마니 먹게 해달라고 빌지 않았을까?? ㅋㅋㅋ...
지헌맘      2003/02/18   
아이고~ 정말 둥근 보름달처럼 알찬 하루를 보냈네..
부러버랑~~
Danchu Mom    2003/02/18   
하하...너도 내년 정월 대보름에 함 찾아봐..너무 좋더라..크흐흣..
이쁜미즈      2003/02/18   
와아..정말.. 난 이런 행사 한번도 못 가봤는데..
너무 멋지다아.... 달집태우기... 사진으로 봐도 너무 감격적이야 ㅠ.ㅠ
현빈맘      2003/02/18   
전 이런 행사가 있는줄도 몰랐어요...ㅜ..ㅜ
하진이를 위해서 못하는게 없는 하진맘!!(그리 뛰었다면서 몸은 괜찮아요?^^)
정말 좋은 구경하고 가요.하진맘 소원처럼 가족 모두 걸강하고,돈도 왕창 들어오길 바래요....
EUN.K   2003/02/18   
와우~ 난 저런거보면,
울 애들델구 가구싶다... 라구
부러움이 마구 생김니다여...
시집가서 아가 낳아두 난 언니처럼
부지런히는 못할꾸 가타염...
부지런한 언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옹...
어깨 마니 아팠을꾸 가테염~ ㅎㅎ
저런데 갈때 점 끼워주세여...
초은맘      2003/02/19   
우와~~넘 멋진 대보름을 보냈네요*^^*
구석구석 행사가 많은 서울이 그립지만
단추언니네 홈에 오면서 항상 감사하구 있구요...^^
아지      2003/02/19   
아~~~감탄,감탄,감탄....넘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