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아닌 셋이 모여 만들어가는 진진진의 이야기

넘치지도 얺고 모자람도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파란만장 단추's 일대기/나들이

<2002.7.17> 영어박람회 가다.

Jinjin family 2022. 2. 5. 18:44

제헌절...
아침 일찍 일어 나서 태극기를 달고 아침 준비를 분주히 했다..
쑥쑥에서 주관하는 영어박람회를 여의도에서 한다기에 뚱띠가 모처럼 쉬는 날 졸라서 다녀오기로 했다..

쉬는 날엔 요새 내가 자동차를 모는데 여의도까지도 나보고 몰고 가란다...
음..사실 동네에서 슬슬 다니는 것도 겁이 무지 나는데 고속도로를 거쳐서 여의도까지 몰고 가라니...
포기를 한건지 날 믿고 그러는건지..
암튼 슬슬 여의도까지 달려갔다...

겨우겨우 도착한 여의도..뚱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나도 긴장했던 팔다리가 스르르 풀리는듯 했다...

더운 날인데도 불구하고 휴일이라 그런지 교육열이 불타는건지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바글바글이다..
공짜표가 있었기에 우리는 6000원이 들 것을 공짜로 입장했다..
전시장은 큰데도 사람들이 무지 많다...
에어컨은 틀었다는데 사람들의 열기때문일까?
얼굴에선 땀이 비질비질 흐른다....
그리고 시끄러운 소음속에서 정신이 혼미해지는듯 했다..
유모차 대여소가 있어서 하나 남은 유모차를 빌리는데 이건 또 왜이리 부실한지...
덜덜 거리는 유모차를 겨우겨우 끌면서 사람들 인파속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책 파는 곳은 인기다..
세종서점이나 킴앤존스 뭐 등등 싸게 판다는 문구가 붙은 코너는 장사진이었다..
비디오 코너는 아이들을 사로잡게끔 등장인물들의 인형을 전시해놓아서 아이들을 붙잡고 있었고...

그러나 하진인 커다란 인형 근처엔 가보려고도 하질 않았다...
트위니스며 바니며 아는 인형들이 있는데도 하진인 유모차에서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영어유치원에 대한 정보도 많을줄 알았는데 리틀아메리카나 팔스랩정도....
그리고 미국초등학교 교과서라는 맥그로우힐이라는 교재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시간낭비는 아니었는듯 싶다....
그러나 물건 팔기에만 급급한 박람회의 모습이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았다...

하진인 코너에 마련된 조립 교구들을 만지작거리고 슈필가베 코너에 가서 만지고....바코드에 기계를 대면 소리가 나는 장난감이 맘에 들었나 보다...
가장앚오랜시간 지체되어 있던 코너였다...
슈필가베 코너에 있는 여러가지 목재교구들이 어른인 내가 봐도 참 환상이었다...
특히나 그 저울 너무나 사고 싶었지만 12만원이라는 가격표에 입이 떡 벌어지며 그저 눈으로만 보는 것에 만족할뿐...
뚱띠는 은물을 보더니 내년 크리스마스에 사준다고 호언장담이다..(과연 사줄라는지....)

난 돈이 없어서 싼 책을 지척에 두고도 그냥 구경만 하고왔지만 이 손 저손에 하나가득 인형이며 비디오며 책이며 가득가득 산 아이들을 보니...부모 잘 만나 저런 혜택을 입는구나 싶다...
하긴 우리도 하진이에게 아주 안해주는 건 아니기에 비참한 생각은 안들지만 박람회를 보며 이런게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부모들이 많고 하루 벌어 먹고 살기에 급급한 이웃이 더 많은데 하며 약간은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어느 박람회를 가도 마찬가지지만 너무나 장삿속에 영어에 대한 정보를 얻으러 간 사람들은 저런 교재교구를  하나 더 사주지 못하는걸  미안해 하며 돌아와야 했는지 모른다....
나처럼....

하진인 그래도 만져보고 아 이런게 있구나 하며 돌아 왔지만..그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난 많은 걸 생각하며 돌아 왔다...

저멀리 쑥쑥 코너엔 쑥쑥 회원들인가 보다...
게시판에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들인가 본데...
참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전엔 따라가기에 급급했지만 나름대로 주관을 가지고 아이에게 영어에 대해서 도와줘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한다....
아는 언니가 한 말이 떠오른다..
수십가지의 교재교구보다는 엄마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란 말이 말이다...
그냥 보조도구로만 사용해야 되는데..난 너무 의존하려고 하고 없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사고 마는....

그래서 이런 종류의 박람회는 나같은 엄마들을 현혹시키며 그렇게 성행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