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아닌 셋이 모여 만들어가는 진진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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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단추's 일대기/일상

<2001.12.1> 미운 세 살

Jinjin family 2021. 2. 7. 23:25

미운 세 살이라고 했던가??
하진이의 극성은 요새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지 말라는 행동은 죽어라고 하고, 고집불통에 샘은 또 어찌 그리 많은지 먹지 말라는 건 냉장고를 뒤져서라도 기어이 찾아내서 먹고야 마는 불굴의 단추구멍소년이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난 잠시 빨래를 널러 베란다에 갔는데 단추녀석은 스텝 책상 의자를 딛고 설거지 통에 있던 접시들을 닦는다고 난리치다가 와장창 소리를 내며 깨뜨렸다..
소리를 듣고 부엌으로 달려간 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하진이에게 의자에서 내려 오지 말라고 했는데 하진인 겁에 질렸는지 울먹울먹 하며 내려오다가 조각에  발이 다쳤다..
난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하진이의 피가 나는 발을 닦고 연고를 바르고 침대 위에 올려 놓고 깨진 접시 위를 껑충껑충 좋아라하며 뛰어 다니는 단&쭈야를 빗자루 들고 쫓아 다니며 진정시키고 깨진 접시들을 다 치웠다..청소기로도 훑고, 깨진조각이 있을까봐 닦고 또 닦았다...
여기에서 끝나면 난 정말 하진이에게 더없는 좋은 엄마로 남았을텐데...하진이의 극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던 난 너무나 조용해서 좀 이상하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하진이 방에서 책을 보려니 하고 하던 설거지에 열중하고 있었다....
잠시후 또 와장창...
아닛..이번엔 뭐가??
후다닥 또 민첩성을 발휘하며 달려가보니 갈고 난 전등을 구석에서 용케 찾아와서는 현관에서 깨뜨렸다...
멍하니 유리조각들을 줍는 하진...또 단& 쭈야는 좋아라 껑충껑충....
하루에 두 번이나 유리를 깬 하진이에게 난 결국 불을 뿜고 말았다...
깨진 것도 깨진거지만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이성을 잃은 난 쿠아악....엉덩이가 불이 나도록 펑펑 때렸나 보다..
다 치우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위험한 물건을 아이가 금방 찾을 수 있는 곳에 둔 나도 잘못은 있었다...
침대에서 엎어져 엉덩이는 삐죽 올리고 삐져 있는 하진이에게 왜 내가 화를 냈는지 설명은 했지만 하진인 이해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저 엄마에게 엉덩이를 맞은 것에 대한 분노만 표현할 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나를 조절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난 왜 화부터 내고 마는지...
다시 부모 교육좀 받던지 해야지...아.정말 힘들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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