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과 난 쿠키를 만들었다...
예전엔 쿠키며 케잌이며 만든다고 밀가루에 설탕, 버터등...무지 많이 써 가며 망쳐가며 만드는 재미에 폭 빠졌었는데 충격적인 소리를 듣는 순간 난 빵과 멀어져 있었다...( 빵 만든다고 그러더니 너 빵살 많이 쪘다 얘...->바로 이소리)
그러나 요새는 왠일인지 과자도 내 손으로 직접 구워주고 싶어서 근질근질 하던 차에 오늘 냉장고에 있는 버터며 밀가루를 꺼내서 열심히 반죽했다..(뚱띠가 없으니 왜 더 만들어 먹고 싶었는지..흐흐..입이 하나가 줄어서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일게다..)
하진이에게도 한덩어리 인심쓰며 뚜욱 떼어주고 밀대로 열심히 밀었다..
하진인 엄마가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었던 지라 자기도 밀대로 민단다..
그런데 밀대는 너무나 커서 하진이 접시에 놓여 있는 한덩어리를 밀기에는 좀 그래서 하진이 방에 있는 나무 블럭통에 있는 밀대 모양의 빨간 블럭을 갖다 주었다..
하진인 열심히 밀어댔다...
또 본건 있다고 쿠키틀로 찍어야 한다나?
그래서 하진이에게 세모모양, 네모모양, 동그라미 모양등 여러모양틀을 주며 찍어보라고 했다..
너무나 신났다고 찍어대는 하진...
자기 손때 다 묻혀가며 주물럭 거리던 반죽을 조금 떼어 내더니 자기 입 속에 쏙 집어 넣는다... 난 옆에서 나보고도 먹으라고 할까봐 가슴 두근대며 입 꾸욱 다물고 밀기만 했다...
눈사람 모양틀로 찍어서 오븐 안에 넣으려는 순간 자기가 만든 것도 넣어야 한다나? 찍기틀로 찍다가 그냥 반죽을 통째로 주물럭 거려서 왕 커진 울퉁불퉁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난 하진이 쿠키도 넣어 주었다..
"와!! 하진아 어떤 쿠키가 되어서 나올까??" 하며 10여분을 기다리니 타이머가 땡하고 울린다...작은 눈이 무지 커지며 기대하는 모습....
꺼내 주니 하진이 자기 쿠키부터 챙긴다...뜨거워서 식은 다음에 먹자고 했는데 식고 나서는 자기 쿠키는 또 거들떠도 안 보고 내가 만든 쿠키만 열심히 먹는 거다...아이구 녀석도 참..
그러면서 또 만들잔다...하진이 딴엔 재미 있었나 보다...
식탁은 폭탄을 맞은 것 처럼 엄청 지저분 했지만 하진이가 저리도 재미 있어 하니 또 조만간 쿠키를 구워야 할 것 같다....
그땐 또 하진이가 어떤 모양의 쿠키를 만들어 줄지..
'파란만장 단추's 일대기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2.3.2> 목동에서 -31개월 (0) | 2021.02.12 |
---|---|
<2002.2.26> 같은 층 친구 솔이 (0) | 2021.02.12 |
<2002.2.22> 감기 (0) | 2021.02.12 |
<2002.2.18> 걸어서 하나로마트까지 (0) | 2021.02.12 |
<2002.2.15> 세발자전거가 생겼어요. (0) | 2021.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