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작년에 육아 사이트인 베베하우스의 용인방에 가입했던 적이 있었다..
이사와서 하진이 친구들도 만나고 엄마들과도 만나고픈 맘에 가입을 했는데 가입하고 보니 게시판엔 삼가동이 어쩌구 고림동이 어쩌구 하는 엄마들만 글을 써서 여기에선 꽤 먼 동네라 더이상 친해지질 않고 겉돌다가 하진이 눈 수술 이후로 난 멀리했었다....
그러다가 뭔 맘이었는지 오랜만에 게시판을 찾았다...
삼성4차 아파트 엄마가 새로 이사왔다는 말에 너무도 반가워 난 당장 메일을 보냈었고 몇번 전화 통화를 했다...
오전부터 비가 온다.
그리고 오늘은 미국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라 부산을 떨면서 청소도 하고 빵도 만들 준비를 했다...
점심때쯤해서 그 엄마가 전화를 했다...
놀러오고 싶단다...
tv를 켜놓았다가 그 엄마는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껐다...
그저 앞의 학교에서 들리는 탄성 소리로 알수 있으려니 하고...
108동 사는 아이는 명수라는 아이다..
26개월이라는데 어찌나 얌전하게 노는지...
우왁스런 이 동네 아이들과 하진과 복닥대며 지내다가 그런 얌전한 아이를 만나니 감동의 물결 그 자체였다..
엄마가 일을 하기에 놀이방을 다니는데 기본 습관은 확실히 잡혀진 그런 아이였다...
그 아이와 엄마와의 행동을 살펴보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명수엄마는 명수에게 아주 친절하고 사근사근하게 대한다..
잘못된 행동을 할때도 나같으면 불을 뿜으며 내 안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레이져 광선을 내뿜을텐데..그 엄마는 한박자 쉬고 아주 조용하고 차분하게 왜 잘못했는지 조목조목얘기를 해주는 거다..
정말 옆에서 난 너무도 많이 배웠다...
그 아이가 왜저리도 차분하게 잘 노는지 알수 있을것 같았다..
그 엄마는 정말 사랑 그자체에 때로는 냉정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아이를 대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 놀고 갔지만 그 여운이 아직도 남는다..
자기네 집에도 놀러오라고 웃으며 가는 뒷모습이 그렇게 좋아보일 수 없었다..
사람들을 한명한명 알아 가는건 즐겁기도 하지만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배울수 있어서 난 참 좋다....
그나저나 하진이와 놀려고 왔는데 하진인 복도에서만 놀았으니 민망해서 어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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